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증의 왕 ‘통풍’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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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증의 왕 ‘통풍’의 습격
  • 이준호 기자
  • 승인 2021.07.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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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세대 발병률 급증
반복적 발가락 통증 의심해야
운동·식이 요법 자기관리 당부

 

원광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정종혁 교수
원광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정종혁 교수

 

고기와 술을 즐기는 소수의 사람에게 잘 생겨 일명 ‘황제병’이라고 불렸던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통풍 환자수는 46만 2279명이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약 12배 많은 42만6613명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전체 수진자의 22.7%(10만4897명)로 가장 많았으며, 50대가 22.4%, 30대가 17.9%를 차지했다. 유병률이 높아진 만큼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도 많은 통풍 환자가 아플 때만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발병 후 관리를 안 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통풍의 원인과 치료, 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원광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정종혁 교수에게 자세하게 들어본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증의 왕, 과연 통풍이란 무엇인가요?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라는 물질이 과다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관절염입니다. 

일정량의 요산은 혈액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해 녹아 있고 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혈액 내 요산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과다한 요산이 결정 형태로 관절이나 신장 조직에 쌓여 급성으로 염증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거나 신장 결석, 신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 통풍입니다.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로 어떤 사람이 많이 생기나요?
예전에는 통풍이 기름진 음식을 먹고 술을 즐기는 부유층에게 잘 생겨 일명 ‘황제병’으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요즘은 식생활이 윤택해지고, 서구화 되면서 사회 계층에 관계없이 발생합니다. 
통풍은 요산이 높은 상태가 수년간 계속돼야 나타나기 때문에 대게 40-50세에 첫 발작적 관절염을 경험하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연령에서 서구적인 식생활이 고착화되고 음주로 인한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풍 환자는 거의 남자인데,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폐경 전 여성에게서는 통풍이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통풍 발생이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복용 중인 약물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하는데, 저용량 아스피린, 혈압약으로 쓰이는 이뇨제 일부, 결핵약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통풍의 증상은 ?
통풍은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관절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통풍 결절이 체내 온도가 가장 낮은 부위인 말단 관절 부위에 침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력의 영향이 일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등, 발목, 무릎, 팔꿈치, 손, 손목에도 통풍이 발생합니다. 
관절염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통증이 굉장히 심합니다. 
관절의 염증으로 인해 관절 부위의 피부가 붓고 붉은 색을 띌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세는 대부분 3-10일 이내 호전되며 이를 통풍 발작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증상이 드물게 발생하다가 해가 지나면서 점차 빈도가 잦아지고, 염증이 심해지고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해당 관절들은 심하게 손상되기도 하고, 요산 결정이 덩어리를 이루는 통풍 결절이 피부 아래에 침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통풍 결절은 팔꿈치, 손 발가락 관절부위, 그리고 귓바퀴 등에서 발생 할 수 있습니다.

■발병 후 관리를 안 하면 사망도 가능한 치명적인 질환인가?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미칩니다. 
당뇨,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증후군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와 동반되는 합병증으로 수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또한 통풍은 콩팥기능감소를 유발하고 심장, 뇌혈관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현재 치료 방법은?
운동과 식이 요법으로 요산 수치를 내릴 수 있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약물을 지속해서 복용하면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아주 철저한 식이 요법을 해도 콩팥에서 요산 배설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요산을 2mg/dL 이상 내리기가 힘듭니다. 급성 발작 했을 때 치료와 발작 회복 이후 평소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치료, 두 단계로 나뉩니다. 
급성 발작 시에는 염증을 가라앉혀서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주로 비스테로드성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콜히친이라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발작 발생 후 빨리 투여할수록 회복이 빨라집니다. 
회복 이후 적절한 식이 요법과 운동에도 1년에 두 번 이상 발작이 생긴다면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평소에 복용하는 치료도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발작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해서 약물을 복용해야 합니다.

■건강검진 결과 요산이 높으면 통풍이 곧 발생할 것이라 보고 예방해야 하는지?
요산 수치만 높고 통풍 발작이 안 오는 경우를 고요산혈증 환자라고 부르는데, 이런 환자들은 사실 평생 통풍이 올 확률이 10-20%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도 여러 가지 대사성 질환이라든가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식이 요법과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요산 수치가 정상이어도 통풍이 생길 수 있는가?
대부분 환자는 불가능합니다. 가끔 전형적인 통풍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가 혈액 검사를 했더니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서 통풍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환자분들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이 경우 급성 통풍 발작이 생겼을 때 요산 농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돼서 정상으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어, 2-3주 이후 혈액 검사를 다시 하면 요산 수치가 올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성 통풍 환자 분 중 드물게 요산 수치가 정상이지만 이전에 침착돼 있는 요산 결정체들이 관절 부위에 많아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주의해야 할 음식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적정 체중 유지와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고, 간, 콩팥, 염통 같은 내장고기와 소고기, 돼지고기같은 붉은색 고기, 등푸른 생선, 조개, 가리비 같은 어패류와 갑각류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유제품이 좋다고 알려져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시중에 파는 유제품에는 과당이 많이 함유돼 있는 것들도 있어 주의해야 하고, 특히 액상과당이 많이 포함돼 있는 탄산음료도 요산을 높이는 주범 중 하나입니다. 
술 중에는 맥주가 퓨린 함량이 높은 걸로 돼 있고, 소주나 위스키 등은 퓨린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알코올 성분 자체가 요산 배설 억제와 요산 합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 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급성 통풍 발작이 왔을 때 흔히 소염진통제라고 부르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증상은 3-7일 안에 호전됩니다.
통풍 발작이 드물게 발생하는 분이 발작이 왔을 때 소염제만 복용하고 지낼 실 수 있지만, 장기적인 요산 저하 치료가 필요한 환자 분인데 소염제만 복용하고 수년을 지내시게 되면 만성 통풍으로 발전 할 수 있고 이는 관절 손상 및 변형뿐만 아니라 신부전도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1년에 두세 번 이상 통풍 발작을 경험하거나, 요로결석이 있거나, 신기능이 저하돼 있거나, 만성 통풍 결절이 발생한 경우는 요산 저하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 경우는 병원을 꼭 내원하시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광대학교병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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