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인기몰이 ‘펜트하우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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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인기몰이 ‘펜트하우스2’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4.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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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4월 2일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가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5일 일단 막을 내린 ‘펜트하우스’가 21부작이었던데 비해 13부작으로 끝난 ‘펜트하우스2’다.
그렇다고 4월 3일 토요일 후속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가 바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시즌 1편때 그랬듯 그 시간에 ‘히든룸: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방송해서다.

우선 ‘펜트하우스’는 달포만에 시즌2를 방송했다. 6월 4일부터 ‘펜트하우스3’ 방송도 예정된 상태다. 예정대로 ‘펜트하우스3’가 전파를 타면 이렇듯 두 달 안팎으로 시리즈 2~3편이 연달아 방송되는 건 내가 알기로 지상파와 케이블 등을 통틀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시즌제 드라마의 새로운 기록을 쓴 ‘펜트하우스’라 할만하다.
그런 일이 가능한 건, 시즌 1편을 논한 글에서도 잠깐 말했듯 높은 인기 덕분이다. ‘펜트하우스2’는 1회 1부 16.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같음.)로 시작, 최종회 시청률 25.8%를 찍었다. 최고 시청률은 29.2%(12회 2부)다. 수도권만 따로 들여다 보면 30.6%의 최고 시청률이다. 30%대 드라마로 우뚝 솟은 기록이다. 평균 시청률은 22.2%다.
1편과 비교해보면 여전한 인기몰이 드라마임을 알 수 있다. 최종회 시청률만 1편의 28.8%에 미치지 못할 뿐 모든 수치는 윗길이다. 예컨대 1회 1부 6.7%, 최고 시청률은 29.2%다. 평균 시청률은 16.4%다. 특히 2편의 1회 1부 시청률이 1편보다 거의 3배로 나타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펜트하우스2’ 방송을 기다려왔는지 알게해주는 단적인 증거라 할 수 있다.
2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한 것도 그 점을 말해준다. 이는 최고 시청률 38.8%를 찍는 등 대박이 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2.24.~4.14)가 3회 만에 돌파한 20%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물론 1회 1부부터 20%대로 출발한 ‘오케이 광자매’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30% 안팎의 시청률을 보장받는 KBS 2TV 주말극이란 점에서 사정이 다르다. ‘펜트하우스2’가 여전한 인기몰이 드라마라 해도 무방한 이유다.
흥미로운 건 시청자 연령대다. “요즘 10~30대 누가 TV로 ‘본방사수’를 하냐는 것도 편견이다. ‘펜트하우스’ 10~30대 평균 시청률은 10.6%로 KBS 2TV 주말극 ‘오케이 광자매’의 4.7%보다 2배 이상 높은 것”(한국일보, 2021.3.26.)으로 나타나서다. 이는 한국일보가 TNMS에 의뢰해 ‘펜트하우스2’(1~8회)와 ‘오케이 광자매’(1~2회) 성·연령별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다.
‘펜트하우스2’는 1편에서 2년쯤 지난 이야기다. 오윤희(유진)와 하윤철(윤종훈)이 위장부부가 되어 미국에서 돌아오고, 주단태(엄기준)는 서진의 청아그룹을 먹으려 하는 등 더 악랄해진 모습이다. 1편에서 ‘병약섹시’란 별명을 얻은 윤철이 터프가이에 이어 배신의 아이콘으로 변하고, 변호사였던 이규진(봉태규)은 국회의원이 되어 있기도 하다.
천서진(김소연)이 단태에게 폭행·감금까지 당하고 윤희에겐 무릎을 꿇는 모습도 달라진 내용이다. 단태 못지 않은 악인인데도 짠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변신이다. 하은별(최예빈)의 배로나(김현수) 살인 미수라든가 유제니(진지희)에 대한 음식고문 따위 왕따며 학폭 등 10대들 출연 비중이 커진 것도 2편의 특징이다.
그뿐이 아니다 계단에서 죽어가는 아버지를 그냥 두고 온 서진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은별 스마트폰에서 본 주석경(한지현)이 청아예술제 대상을 달라며 협박하는 등 상상조차 안 되는 일들이 펼쳐진다. 특히 10대 여고생이라는 점에서 석경의 협박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1편 종영과 함께 가장 궁금해 한 이지아(심수련·나애교 역)는 6회 마지막 장면에서야 등장한다.
그러나 수련이 김순옥 작가의 전작 ‘아내의 유혹’에서처럼 점 하나 찍고 돌아온 건 아니다. 보는 동안 어수선하고 다소 헷갈리게 한 쌍둥이 설정을 통해서다. 1편에서 단태가 칼로 찔러 죽인 게 수련이 아니라 주석훈(김영대)·석경의 생모인 애교로 밝혀진 것이다. 은별에 의해 죽은 로나도 살아 있다. 사실은 단태가 살해범이고, 수련이 살려낸 것으로 드러난다.
이렇듯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무슨 사건이 터지면 거기서 그치고 끝나는 게 아니다. 그 사건 이면 이야기를 다시 풀어내는 식으로 전개돼 죽은 사람도 살아 돌아오곤 한다. 로건리(박은석)가 폭발에 휩싸이는 장면으로 2편이 끝나고, 3편에서 그 이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증을 갖게 하는 식이다. 시청자를 유인하는 아주 영리한 전략이라 할까.
아무튼 다시 돌아온 수련에 의해서 단태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 등 모든 악인들이 죗값을 치른다. 법정에서조차 그들은 막장 달인들 같다. 이런저런 콘텐츠의 어느 법정에서도 본 적 없는 막장스러운 범죄자들 모습이다. 결국 수련만 착한 사람으로 남는 2편의 엔딩이다. 특히 수련이 로나를 구해낸 건 설아를 죽인 윤희와 대비된다.
1편에서 이미 얘기한 내용과 겹치지 않게 하려 하지만, 끝내 설아 죽인 범인이 오윤희로 확정된 건 좀 유감스럽다. 소위 부유층 막장 드라마에 쥐뿔도 없는 서민이 끼어든 셈이라 썩 어울리지 않는 설정으로 보여서다. 선악의 경계마저 허물어버린, 그야말로 ‘막장열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펜트하우스’로 남게 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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