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 그 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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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 그 후2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1.1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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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구랍 28일 열린 ‘글로브 사커 2020 어워즈’ 시상식(두바이)에서 ‘21세기 최고의 축구선수상’을 수상했다. ‘글로브 사커 어워즈’는 2010년, 축구에이전트협회(EFAA)와 유럽클럽협회(ECA)에서 제정한 시상식이다. 매년 최고로 활약한 축구 선수와 감독들을 선정 시상해오다 2020년엔 21세기(2001~2020) 최고의 선수상·최고의 감독상·최고의 클럽상을 신설했다.
지난 10년간 그와 각종 ‘최고 선수상’을 양분하다시피 해온 메시를 비롯해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호나우지뉴(은퇴) 등이 함께 후보로 올랐으나 그들을 모두 제치고 호날두가 21세기(2001~2020) 최고의 선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니까 호날두가 2001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동안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것이다.

잠깐 그의 활약을 살펴보자. 호날두는 2020년 9월 9일 스웨덴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그룹3 2차전에서 유럽 남자 축구 선수 중 최초, 전 세계적으론 두 번째로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100골을 돌파했다. UEFA는 “호날두가 자신의 A매치 165번째 경기에서 통산 100호, 101호 골을 터뜨려 유럽 남자 선수 중 처음으로 100골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2004년 6월 그리스와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경기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꾸준한 득점력을 바탕으로 16년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1위는 과거 이란의 간판 스타였던 알리 다에이가 보유한 109골(149경기)이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는 77골(92경기)로 7위,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70골(138경기)로 16위에 자리해 있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뛰면서 총 7차례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5차례 경험했다. 2002년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프로로 데뷔해 20년 가까이 현역으로 뛰면서 1월 12일 현재공식 경기 759골을 기록 중이다.
호날두는 1월 11일 열린 2020∼2021 시즌 세리에A 사수올로와의 안방경기에서 이번 시즌 15호 골을 넣었다. 동아일보(2021.1.12.)가 보도한 골닷컴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호날두는 이날 골로 유럽 5대 프로축구 리그에서 15시즌 연속으로 15골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호날두의 경쟁자인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FC바르셀로나)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그러나 거기에 공감하고 박수를 치며 기뻐해줄 한국인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호날두 없는 축구 친선 경기’와 ‘호날두 노쇼 그 후’란 글에서 이미 말했듯 2019년 7월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아무리 너그럽게 봐주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노쇼 파동을 일으켜 한국 팬들에게 이미 찍힌 호날두여서다.
한편 호날두는 포브스 집계(2018.6~2019.6) 운동선수 수입 TOP 100에서 2위로 나타났다. 1위는 1억 2,700만 달러의 메시인데, 호날두의 총 수입은 1억 900만 달러다. 연봉과 우승 상금, 광고 수익을 합친 액수다. 연봉 1억 달러면 약 1,170억원이다. 하루 평균 악 3억 2,000만 원을 버는 셈이다.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세계적 스타다.
많이 번다고 다 그런 건 아닌데, 그만큼 호날두는 착한 일도 많이 했다. 바로 기부다. 한국일보(2020.3.16.)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다양한 단체에 그가 기부한 금액은 1,000만 파운드(약 150억원)를 훌쩍 넘는다. 특히 2015년엔 네팔 지진 구호 기금으로 낸 650만 달러 등 세계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한 스포츠 스타이기도 했다.
그렇게 착한 일을 억수로 하고 ‘득점 기계’면 뭐하나? 많은 선행을 해온 축구 선수로 알려진 호날두가 왜 우리나라에 와선 노쇼를 저질렀는지는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다. ‘글로브 사커 어워즈’ 수상 소감에서 “더는 텅 빈 경기장에서 뛰기 싫다. 팬이 없으면 축구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조차 위선이나 가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호날두는 대한민국 축구 팬들 입장에서 들으면 속이 뒤집어질 발언을 또 했다. 구랍 28일 인터풋볼이 보도한 글로벌 매체 ‘골닷컴’ 기사에 따르면 “호날두는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로부터 받았던 사랑과 증오를 모두 그리워하고 있다. 특히 그는 야유 소리를 즐겼으며 현재 무관중 경기가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그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손흥민은 포지션(측면 공격수)과 등번호(7번)가 자신과 같은 세계적 공격수 호날두를 닮고 싶다고 얘기해왔다”(동아일보, 2020.9.10.)는데, 제발 그의 노쇼같이 팬들을 업신여기는 무례한 행동만큼은 닮지 않았으면 한다. 호날두 노쇼에 대해 두 편이나 이미 썼는데도 다시 이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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