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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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3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12.2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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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12월 14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은 2020년 ‘올해를 빛낸 인물’ 스포츠선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11월 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3세 이상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 손흥민은 79.7%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4년 연속 1위의 영예인데, 2위인 류현진(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선수가 24.3%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의 1위다.
손흥민은 12월 15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2020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협회는 앞서 51개 출입 언론사 축구팀장과 전임지도자 등 협회 기술 부문 전문가 19명의 투표를 실시했고, 결과를 5대 5로 합산해 점수를 계산했다. 합산 결과 손흥민은 총 249.63점을 얻어 K리그 MVP 손준호(전북 현대)의 163.26점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올해의 선수’ 선정은 2013ㆍ2014ㆍ2017ㆍ2019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최다 수상자인 손흥민은 기성용(3회)과의 격차를 벌리며 자신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올해에는 A매치가 거의 열리지 않았지만, 소속팀 토트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월드 클래스 선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기록은 푸스카스상 수상 이전 나온 것들이다. 푸스카스상 수상 이전또 하나 특기할 것은 손흥민의 껑충 뛰어 오른 몸값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에서 이미 말한 바 있듯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발표한 손흥민의 예상 이적료는 7,560만 유로(약 1,021억 원)로 평가됐지만, 지금은 그 이상이다.
12월 20일 축구선수 이적료 전문 사이트인 독일의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예상 이적료는 12월 17일 기준 9,000만 유로(약 1,211억 원)로 약 200억 원쯤 올랐다. 이 기간 EPL에서 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선수다. 손흥민 몸값 9,000만 유로는 세계 축구선수 중 13위, 영국 프로축구(EPL) 선수 중 공동 7위에 해당한다.
손흥민의 활약은 눈부셔 주가가 올랐으면 올랐지 그 아래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손흥민의 몸값은 이미 국내 광고 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 듯하다. 2020년 10월 광고업계에 따르면 손흥민이 1년에 광고 수입으로만 최소 1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억 소리 날 일이다. 손흥민이 등장하는 제품의 모델료는 최소 15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12월 2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는 손흥민의 경제적 파급효과 규모가 1조 9천 88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함께 분석한 결과 손흥민의 유럽 축구시장에서의 가치는 1천 206억 원, 그에 의한 대유럽 소비재 수출 증대 효과 3천 54억 원, 그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 6천 207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천 959억 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감동 및 자긍심 고취, 유소년 동기 부여 등 손흥민이 국내에서 유발하는 무형의 가치는 7천 279억 원, 광고 매출 효과는 연 180억 원으로 평가됐다. 박양우 장관은 “손흥민은 푸슈카시상 수상과 같은 활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큰 감동과 자긍심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득점 기댓값(슈팅별로 골이 들어갈 확률을 계산해 값으로 산출해낸 것)이 20%만 넘어도 특급 공격수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데, 무려 58.9%를 넘어 압도적으로 EPL 최고 수준인 손흥민의 골 소식이 또 전해졌다. 한국 시각(이하 같음) 12월 17일 새벽 5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역습 괴물’이란 찬사와 함께 골을 넣은 것.
12월 24일 새벽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선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VAR만 있었어도 골로 인정됐다는 것이 중론인 오심으로 ‘도둑 맞은 100호골’이 되고 말았다. 28일 새벽 울버햄프턴전에서 노골이라 토트넘 입단 5년 만의 100호 골이란 금자탑을 뒤로 미루게 됐지만, 그야말로 손흥민의 해라 해도 누구 하나 시비할 사람이 없을 월드 클래스 활약이다.
그러나 쏟아지는 칭찬에도 손흥민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 경기장에서 더 많은 것을 이뤄내야 월드 클래스 선수들과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춘다. 손흥민은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사는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한국인으로서 EPL에서 뛰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니다. 나보다 방탄소년단(BTS)이 더 유명하다. 나도 그들의 팬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골 소식과 함께 밝아오는 월요일 아침은 더는 무서운 것이 아니라는 시청자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월요병마저 없애버린 손흥민의 활약, 그리고 그의 소식을 듣느라 밤을 꼴딱 새우고서도 환하게 웃는 얼굴들 사이에서 새삼스레 스포츠의 가치를 곱씹는 요즘이”(한국일보, 2020.12.12.)라는 서형욱 축구해설위원 칼럼이 생각난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1, 2’에 이어 굳이 이 글을 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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