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집배원들 
상태바
음지에서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집배원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4.19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 주필

우리 사회에는 그늘에서 말없이 맡은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책임을 다하는 일꾼들이 많다.

누가 뭐라 해도 어떤 고난과 역경에 부닥쳐도 오직 신속 정확한 우편 배달과 통신업무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오고 있는 ‘참 공복’ 들이 그들이다.

따지고 보면 우정 공무원들만큼 우리 모두에게 고마움을 안겨주는 공복들도 드물 것이다.

문명의 발전과 함께 갈수록 과학화되고 있는 통신수단이긴 해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험산 준령을 가리지 않고 소식을 전해주는 우편집배원의 고마움을 잊을 수는 없다. 그들은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진짜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이들의 봉급이 많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야말로 박봉에 쪼들리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오직 천직에의 보람과 긍지를 갖고 맡은 일에 충실히 하고 있다.

얼마 전 중앙 모 언론사에서 실시한 전국유권자 의식표본조사에서 조사대상자 중 96%가 우편집배원을 ‘가장 성실한 직업인’으로 꼽은 것만 보더라도 이점은 분명해진다.

그 언론사가 집배원 자녀 장학금 마련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데 이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와 공동으로 ‘우정 봉사상’(매년 4월 22일 우정의 날)을 제정, 시상하려는 것도 이들처럼 희생과 봉사 정신이 몸에 밴 우정 공무원을 찾아 노고를 위로하고 사회의 등불로 삼고자 하는데 그 참뜻이 있다.

‘우정 봉사상’의 제정은 특히 우정 136주년을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시상한다는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현 통신제도의 모체가 된 근대식 우정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은 1884년 4월 22일이었다.

우정총국의 설립을 기점으로 한 우리나라의 우정 역사는 문자 그대로 수난의 역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지방우정청 청장 직무대리 최명식(우정사업국장, 홍보 담당 이희준)에 따르면 이런 수난과 역경 속에 서도 개화와 문명의 선구자로서 오늘과 같은 발전을 이룩한 것은 모두가 참 봉사의 주역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 3,577개에 달하는 우체국에서 연간 41억 통 가까운 우편물(우편 등기 소포 택배 포함)을 취급하고 있는 집배원 수는 현재 1만 6,381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이들 집배원 가운데는 박봉을 아껴 구급약을 사향낭에 넣고 다니면서 자선을 베푸는 미담의 주인공들도 많다. 심지어 벽지 주민들의 생필품까지 사다 전해주는 일을 맡아 하거나 길 잃은 어린이의 집을 찾아 주는 등 현대판 페스탈로치들도 많다고 한다.

이런 참 공복 상은 비단 집배원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미풍은 아닐 것이다. 혹한을 무릅쓴 전화 수리공, 격무에도 친절과 미소로 봉사하는 체신업무 종사원들도 참된 일꾼들이다.

이들에게 보람과 긍지를 심어주는 일은 비단 시상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이들을 대하는 국민의 자세와 편의 제공을 통해서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첫째로 우편집배원들과 같이 격무에 종사하는 우정 업무종사원들에게는 기동력 있는 첨단장비를 먼저 공급하는 일이다. 둘째로 집집이 문패를 달고 규격 봉투에 주소를 정확히 기재(도로명 주소), 배달 정확을 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발·수신자를 막론하고 순간의 실수나 부주의가 막대한 비용과 인력·시간의 낭비를 가중하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지적해두고 싶다.

우편집배원을 비롯한 우정 업무종사원들을 대하는 자세가 좀 더 친절하고 상냥했으면 한다. 이용자로서의 공중도덕적 양식은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을 따뜻한 미소로 대할 때 힘겨운 가운데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 이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우리 모든 국민이 다 함께 보내자.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