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그냥 쉰다’ 비중 확대…국가 앞날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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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그냥 쉰다’ 비중 확대…국가 앞날 누가 책임질 것인가
  • 허성배
  • 승인 2019.11.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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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통계청이 5일 발표한 ‘비임금 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쉬었음’ 인구가 217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 9,000명이나 늘어났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2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당장 일자리가 없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을 실업자라고 한다. 하지만 취업 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바람에 실업률 통계에조차 잡히지 않는 ‘그냥 쉰다’ 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30세대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쉬는 인구는 고령층에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60대는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들었다. 그 반면 20대 비중은 전년 동기 15.7%에서 16.1%로, 30대는 10.5%에서 11.4%로 증가했다.
미래 경제를 짊어져야 할 세대가 구직 노력조차 포기한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런 통계 수치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참사’가 그대로 반영된 꼴이다. 현 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 최저임금을 무려 30% 가까이 올리는 한편 주당 근로시간 단축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 이 바람에 자영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고용 축소에 나섰고 심각한 취업난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해결책으로 내세운 것은 고작 노인 알바 등 초단기 일자리뿐이었다. 결국 일자리 참사의 가장 큰 희생자는 20·30세대였다. 2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실업률은 지난 상반기에 11.5%까지 치솟았고, ‘그냥 쉰다’는 인구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실업률은 2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면 당장 미래를 설계하기가 어려워진다. 연애, 결혼은 물론 출산도 기피하게 된다. 불임(不妊) 사회의 전형적 표징이다. ‘그냥 쉰다’ 는 답변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을 개선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자포자기 심정이 담겨 있다.
청년층의 이런 정신 상태야말로 국가·사회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경고인 셈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에는 마이동풍이다. 우리나라 앞날의 그 죄상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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