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딸아~
어느덧 찬바람 소슬하게 기분 좋은 가을이다.
한옥마을에서 보낸 지난 여름은 얼마나 은혜로웠는지~
한옥마을 500년 느티나무 아래서는
삶의 버거움이 가셨단다.
전국에서 모여든 개구쟁이 들이
한벽루 아래 전주 천 맑은 물에 발 담그고
깔깔대며 기운을 모은 덕에
전주 천의 쉬리 갈겨니도 신바람이 났다지?
둥실 둥실 커가는 호박이랑
지난 여름 잘 말린 시래기를 걷으며
하루가 다르게 도톰하니 살 오른 보름달이
마냥 반갑기만 하구나.
우리 딸, 우리 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런게 그리움이려니 싶구나.
고향의 에미 애비는 하루하루가
너희들 생각에 뿌듯하고 자랑스럽구나.
도시생활이 섬닷하다면
올 추석에는 만사 다 제쳐놓고 내려와서
사그락 사그락 가을 바람이 한지 문풍지를 간질이는 소리도 듣고
갈대 잎 무성한 천변도 거닐어 보려므나.
한옥마을 풍경소리는 가을에 더 청명하단다.
오붓이 손잡고 한옥마을 거닐면서
마음의 텃밭을 넓혀 보려므나.
알지? 엄마는 언제 어디서나 널 사랑한다는 것을…….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오늘도 골목길에 등불걸어
길 밝혀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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