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현수막 VS 불교 연등, 불법과 전통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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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현수막 VS 불교 연등, 불법과 전통 사이
  • 투데이안
  • 승인 2010.05.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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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현수막은 불법이고 석가탄신일 연등은 전통이야"

18일 오전 전북 전주시청 1층 로비가 어수선하게 들썩였다.

이 곳에서는 전라북도 기독교 연합회와 전주시 기독교 연합회 소속 목사 10여명이 시 행정에 대한 못마땅함을 털어놓고 있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석가탄신일은 "국가와 지자체의 행사가 아닌 불교계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40여 일간 전주 주요 중심도로에 불교를 상징하는 연등이 달려 있도록 묵과한 전주시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

특히 지난 4월4일 전주시 기독교 연합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있던 화산체육관 앞 도로에 이를 알리기 위해 설치했던 현수막이 행사 3일전 불법이라는 이유로 떼어진 일은 행정이 종교를 차별하는 전주시의 이중적 태도라는 것이다.

이에 시 관계자가 "그 현수막의 경우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담당 직원에 철거 한 것 같다"라며 "당시 보고체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경솔한 행동에 대한 사과를 했다.

이에 목사들은 "그렇다면 연등에 대해 우리가 민원을 제기하면 벌써부터 시내 전역에 설치된 연등을 모두 철거할 것이냐"고 반문했고 시 관계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부시장과의 면담이 이뤄지는 동안 목사들의 태도는 부드러워졌다.

"종교는 상호 존중돼야 한다"고 운을 뗀 한 목사는 "특정종교와 다툼을 벌이기 위해 이 곳에 온 것이 아니다"며 "부활절과 석가탄신일이 시기적으로 간격이 있는 만큼 부활절 행사 기간이 지난 뒤 연등을 달아 주는 것이 다른 종교에 대한 예의라 본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또 이를 전주시가 융퉁성 있게 조절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지난해에도 찾았고 올해도 찾은 것"이라면서 "처음에 강하게 역설한 것은 우리의 심정을 어필하기 위해서 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종교를 둘러싼 민원이 가장 접근하기도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 속한다"며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하며 해결해 주는 것을 항상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독교의 부활절 행사는 매년 춘분 이후 만월 뒤 첫 일요일로서 3월22일에서 4월25일 사이로 올해는 4월4일 치러졌고 불교의 석가탄신일은 5월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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