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때에는 “막걸리” 계산은 “양주 값”

2012-06-21     서윤배 기자

전주시내 곳곳의 막걸리 주점에서 가격시비와 신용카드기 고장을 핑계 삼아 현금을 요구하는 등 갈수록 업주들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먹고 남은 안주까지 다른 손님에게 다시 내주거나 주인들의 불친절이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특히 외지에서 막걸리 열풍에 몰려온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에게 ‘맛의 고장’인 전주시의 이미지에도 먹칠이 우려된다.

최근 서울에서 내려온 김모씨(48세)는 전주막걸리의 유명세를 느끼고 일행들과 함께 아중리에 있는 한 막걸리업소를 찾았다. 비교적 손님은 있었으나 계산문제로 손님들과 업주 간에 간간히 마찰이 벌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문제는 술값 이였다. 손님들은 하나같이 “막걸리 값이 왜 이렇게 삐싸냐, 언제 이렇게 올랐느냐”였다.

이를 잊고 김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막걸리 두 주전자에 소주와 맥주가 각각 한 병인데 57000원을 내라는 것이다. 김씨는 “막걸리 값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 라고 따지자 업주는 “요즘 다 이렇게 받고 있고 소주와 맥주는 별도(안주값 포함)로 계산 한다“고 말했다. 이제야 김 씨는 앞선 손님들의 다툼을 이해하게 됐다.

인후동에 사는 성모씨(55세·남)는 막걸리를 별로 마시지는 않지만 모처럼 동료와 함께 전주에서 이름나있는 ㅊ막걸리점을 찾아 막걸리 두주전자에 40000원을 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화가난 성씨는 “같은 지역에 살고 있지만 막걸리 값을 올려도 너무 많이 올렸다며 이제는 서민들이 마시는 농주가 아닌 양주막걸리”라고 비난했다.

막걸리 업소들의 횡포는 이뿐만이 아니다. 안주가 재탕되어 나오거나 신용카드 단말기를 교묘하게 고장으로 속여 현금을 유도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효자동 이모씨(60) 일행도 그동안 두번정도 찾았던 업소가 여전히 같은 수법을 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주인과 크게 다툴 뻔했다.

몇칠전 이씨는 후배들과 함께 기분 좋게 이집을 찾아 술을 마시고 신용카드로 계산을 하려 했지만 카드사용을 거절당했다. 이유는 카드가 문제 있어 승인이 나지 않는다는 것. 카드연체나 신용상 전혀 문제가 없는 이씨는 “이집에 올 때 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왜 카드가 되지 않느냐”며 따지자 업주는 “사용 못 하는 카드만 왜 내놓느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

계속해 사용을 권했지만 업주는 여전히 사용이 안된다며 현금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결국 선배인 이씨는 후배들 앞에서 신용불량자로 오해 받게 됐고 유독 이집에서만 카드로 세 번째 망신을 당했다.

전주에 사는 최모씨는 “전주막걸리가 유명세를 타고부터 너무 폭리를 취하고 있고 먹다 남은 안주등 음식을 재사용하는 업소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막걸리가격의 폭리는 사실상 20배 가까이 된다”며 “전주시가 막걸리 붐을 이르킨만큼 이도 시가 나서 가격조정과 불량업소에 대한 단속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윤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