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숭실학교 보존 대안 없나

전주 옛 금암고 일대 마을정비  사업 선정… 무조건적인 정비  문맹탈출 이바지 교육이념 훼손  근현대사 교육건물 가치 있어

2024-09-04     임종근 기자

 

지난 2010년 폐교된 이후 도심 속 흉물로 장기간 방치된 전주시 금암동 옛 (숭실학교)금암고 일대가 마을정비 사업에 포함됐다. 
우리동네살리기 사업은 인구 유출과 건물 노후화 등 쇠퇴한 소규모 주거지역에 생활 편의시설과 공동이용시설을 확충해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골목 활성화와 주거약자 지원, 도시미관 개선 등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옛 금암고(숭실학교) 일대에 국비 50억원을 포함한 83억원을 투입해 ‘안전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앞금암 거북바우마을’이라는 비전 아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제식 건물은 미래유산으로 보존하고 관광명소로 개발하는 것과 비교하면 전북의 교육역사를 지우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전북도와 전주시의 역사인식이 의심된다. 
과거 한국전쟁 직후 생활고에 끼니 걱정과 헐벗은 전쟁고아 등 교육이 지원되지 않아 문맹율이 높아 이를 낮추기 위해 민간인이 사비를 들여 숭실학교(금암고)를 설립하고 헌신해 왔다. 
당시 시대 상을 비춰보면 도심전체가 상상도 힘든 우범지대였고 헐벗고 굶주려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대, 나뒹구는 건축 자재와 낡은 판자를 모아 지금의 학교를 설립했고 졸업생을 배출해 왔는데, 설립자의 교육이념은 고사하고 흉물이라는 미명아래 교육현장을 지우기에 급급한 전주시의 도시개발에 대해 졸업생 고 모 씨(64)는 “설립 당시 어려운 사정 속에 지역 아동들의 교육에 헌신한 설립자의 교육이념을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한다”며 “세월이 흘러 건물은 낡아 철거를 한다 해도 정문을 보존해 여기가 당시의 어려웠던 시기 전북의 교육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남겨놓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