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불’ 무관심하면 ‘화’된다
구창덕 군산소방서장
중용(中庸) 20장에서는 일을 미리 대비하면 제대로 풀린다는 ‘사예즉립(事豫則立)’이라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모든 일에 미리 대비하면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만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엉망이 된다는 고사성어이다.
우리 사회는 각종 대형 사고와 재난의 위협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전북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18~`22년) 도내 겨울철 화재는 총 2,847건이 발생했으며, 화재 원인별로는 부주의(1,612건, 56.6%), 전기적 요인(572건, 20.1%), 기계적 요인(264건, 9.3%) 순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화재 장소는 주거시설(731건, 25.7%)로 가장 많았다.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여 범국민적인 화재 예방 홍보활동에 집중하는 것은 화재 발생 통계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며,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시작된 불조심 강조의 달은 올해로 76회째를 맞고 있다.
군산소방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불조심 환경 조성’을 목표로 시민 공감형 화재 예방 환경 조성을 위해 SNS·모바일 등을 활용한 화재저감 홍보활동과 시민 맞춤·참여형 소방안전문화 확산을 화재안전 취약계층 찾아가는 교육, OPEN-소방서 견학 운영, 불조심 포스터 그리기 공모전 등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겨울철 화재 안전 특수시책으로 ▲관내 등록된 선박 약 600여척에 단독경보형감지기 보급 ▲도서지역 소방안전을 위한 주요 등산로 119간이구급함 설치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교육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에 따른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체 관리 대책 등 지역에 맞는 화재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해 평소 간단히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으로 ▲외출 시 가스레인지 잠금상태 확인 ▲미사용 전기코드 뽑아 놓기 ▲문어발식 전기코드 사용 지양 등 별거 아니라고 간과할 수 있는 일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외출 시 항상 체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생활하면서 때로는 편안하고 안락함을 주는 것이 불이지만, 매사에 주의를 기울이고 경계해야 할 것 역시 불이다. 점차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아랫목이 그리워지고, 불의 사용이 늘어나게 되는 겨울철을 토영삼굴(兎營三窟)의 자세로 그 어느 때보다 화재 예방을 위한 대비와 실천을 통해 더욱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철을 보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