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하라 새만금 죽이기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정부 여당의 78%에 달하는 전무후무한 예산 삭감 등 새만금 죽이기에 대한 도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주 ‘미치고 팔짝 뛸 쪼잔한 정권’(전북연합신문, 2023.9.12.)을 통해 나름 그 점을 성토·개탄했지만, 분노가 하늘을 찔러서인지 냉큼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은 이유다.
먼저 9월 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정부 새만금 SOC 예산삭감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 규탄대회에는 도민 2,000여 명과 민주당 지도부,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 8명, 전북 연고 의원 다수가 참여했다. 규탄대회 현장에서 김성주·김윤덕·안호영·신영대·윤준병·이원택 국회의원 6명과 이병철·박희승 지역위원장 2명이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어 9월 12일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비상대책회의’(이하 새만금비상대책회의)가 전주 전라감영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 투쟁을 선포했다. 새만금비상대책회의는 도민과 전북 원로들로 구성된 전북애향본부, 도내 40개 시민사회단체, 전북 광역·기초의회 등으로 구성됐다.
새만금비상대책회의 상임대표는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 서종표 전북기독교총연합회장, 윤방섭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 회일 참좋은 우리절 스님, 박숙영 전북여성경제인협회장 등 5명이 맡았다. 특히 출범식에 참여한 40개 시민사회단체중엔 한국자유총연맹과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있다.
이는 진영이나 정파·이념을 떠나 전북인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새만금 죽이기 중단에 나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예총전북연합회(전북예총)·전북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 등 문화예술 및 문학단체도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다. 박수를 보낸다.
전북애향본부 총재인 새만금 비상대책회의 윤석정 상임대표는 “전북이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잼버리 파행 책임, 내년도 새만금 예산 무더기 삭감, 새만금 기본계획 재검토 등 보복성 조치들이 몰이성적으로 쏟아졌다”면서 “사상 초유의 일로 이건 폭거요 예산 독재다. 전북도민들이 분노하고 저항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외쳤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온갖 허위사실로 전북에 책임을 덧씌우더니 마침내 아무 관련이 없는 새만금을 연동시켜 SOC 예산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만금비상대책회의는 △잼버리 파행 책임 전북에 떠넘기지 말 것 △새만금 예산 보복성 칼질 규탄 △새만금 국제공항 정상 추진 △감사원은 ‘맞춤형 표적감사’ 하지 말 것 △국민의힘 송언석·정경희 의원의 악의적 허위발언 사죄 등을 촉구했다.
도내 정치인들의 삭발 투쟁도 이어졌다. 9월 12일 전라북도의회 ‘새만금 SOC 예산 정상화 및 잼버리 진실규명 대응단’이 기획재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새만금 SOC 예산삭감을 규탄하며 삭발식을 단행했다. 이날 삭발식엔 군산시의회 의장 출신의 박정희 의원이 전북 여성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참여했다.
“머리카락이라도 잘라서 새만금 사태가 해결된다면 100번이라도 자르겠습니다.”라는 결기를 보인 박 의원과 더불어 이병도·김성수·최형열·권요안·김대중·김정기·전용태 의원 등 도의원 8명과 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인 한병도 국회의원이 삭발식에 참여했다. 이들은 “새만금 잼버리 책임이 여가부에 있고 새만금은 역대 대통령 공약사업인데도 정부는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전가해 예산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새만금 국제공항도 사업자 선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새만금 SOC 적정성 재검토로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대규모 투자유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또 “세계잼버리 파행 책임에 대한 국정조사와 여가부 장관 해임, 새만금 SOC 예산 전북도 요구액 7,941억 원 즉각 복원과 기존에 추진하던 SOC 건설공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5일 전북도의회 이정린 부의장, 김만기 부의장, 김정수 운영위원장, 나인권 농산업경제위원장, 박정규 윤리특별위원장, 염영선 대변인, 임승식·황영석·박용근·김동구·윤수봉·한정수·장연국·진형석 의원 등 14명도 삭발을 단행한 바 있다. 이들 도의원들은 삭발에 이어 상임위별로 단식 투쟁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전북도의회 39명 의원 가운데 23명이 새만금 사업 예산 복원 투쟁에 나서며 삭발에 동참했다.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의 삭발식도 이어졌다. 13일엔 김제시의회 남성 의원 11명 전원이 삭발식을 가졌다. 15일엔 부안군의회 의회 7명이 삭발에 가세했다. 같은 날 정읍시의회는 황혜숙 부의장 등 여성 의원 포함 8명도 삭발했다.
한편 전북도의회 새만금 대응단과 전북인비상대책회의의 간담회도 열렸다. 간담회에선 전북도 국정감사 및 더불어민주당의 ‘새만금 SOC 삭감 예산 복원 없는 예산심사 보이콧’ 당론 확정에 힘을 싣기 위한 도민결의대회를 논의했다. 국회 예산심의 전 100만 도민이 상경해 벌이는 범도민결의대회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 등 의견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힘내자 전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