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덕호 칼럼. 한국은 여성이…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남자 보다 여자가 뛰어나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의 여성들은 조선시대에 오랫동안 단련되어 축적된 파워가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농담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옛날엔 다른 나라도 여성들은 힘들었지만.
특히 스포츠에서 남성들을 주도했다. 1967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개최되었던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박신자씨 주축의 한국은 2위라고 하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었고 탁구 양궁 배구 핸드볼 필드하키 할 것 없이 남성을 리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북한도 한 민족이어서인지 2006년 러시아의 제3회 세계청소년여자축구대회에서 중국을 5: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한국여성의 파워를 보여 주었다.
근래에 와서는 사회 각 분야에 여성들의 진출이 현저히 활발하고 초등학교 교사를 비롯 남성을 앞서 가는 곳 또한 적지 않다.
여성 국회의원의 수도 많아졌고 여성 총리가 등장했으며 판.검사로 진출도 많아지더니 대법관까지 나왔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예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남성 전업 주부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일 아니 여성이 더 우수하다는 사건이 최근에 일어났다.
국회의원 강명순씨와 국민권익위원장 김영란씨의 일이다.
강명순의원, 씨의 삶의 과정이 그녀를 한 쪽에만 치우쳐 있게 해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다른 쪽은 보지 못 하거나 아니면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는 분은 아니다.
하지만 이 번 반값 대학등록금 소요 사태에서는 남성 국회의원 모두를 합친 머리 보다 뛰어났다.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두뇌가 양심적으로 기능을 하려면 가슴이 병들지 않아야 한다.
가슴이 찌들었거나 번지르르 지방으로 뒤덮인 가슴을 가진 머리는 자신도 속이는 기만을 굴린다.
반값에 심지어 무상을 내뱉는 의원들의 가슴이다.
다음에 따로 얘기하고 싶지만 ‘반값 등록금 ’한마디로 소가 비웃을 일이다. 제반 상황을 치밀히 고려 검토 계산한 결과를 토대로 반값이 나올 수도 있고 2/3, 1/3의 값이 또 다른 값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
강의원은 반값 등록금 보다 빈곤 아동 복지가 더 급하고 순위에서도 앞서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밥 먹고 기초 학용품 갖추는 것이 대학 등록금의 반값에 비하면 순위로도 먼저이고 금액으로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정신 나갔다고도 했다. 둘 다 속 시원히 맞는 말인데, 엄격히 말하자면 ‘반값 등록금’은 예산 배정 순위가 아니고 타당성의 문제다.
반값, 왜? 무엇 때문에?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의 대학에, 잉여 대학생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등록금의 반을 감당해 주어야 하는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또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신 나갔다고 했는데 애당초 정신이 들어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갈 것이 없다.
김영란 위원장의 경우, 대법관 출신답게 ‘공직자의 청탁수수 및 사익 추구 금지’ 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했지만 남성 국무위원들의 저지성 발언에 막혀 좌절되고 말았다고 한다. 격려하고 밀어주지는 못 할망정 재를 뿌린 격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공정사회를 위한 후속 조치를 가냘프게 기대해 본다.
여성과 남성,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여성이 남성 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