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고현정 이미숙…'년년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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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고현정 이미숙…'년년년'도 있다
  • 투데이안
  • 승인 2009.11.1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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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에 톱스타 남자배우가 듀엣 혹은 트리플로 출연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여배우가 둘 이상 등장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하물며 여배우 6명이 떼거리로 나온다면, 하나의 사건이다.


이재용(44) 감독이 윤여정(62) 이미숙(49) 고현정(38) 최지우(34) 김민희(27) 김옥빈(23)으로 이어지는 세대별 여배우들을 한 자리에 불렀다. 리얼과 가상을 오가는 영화 ‘여배우들’에서다.

17일 이 감독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여배우들의 기싸움을 담아내고자 했다. ‘놈놈놈’처럼 ‘년년년’같은 영화는 왜 없나”란 의문으로 영화를 기획했다. 시놉시스와 연출된 상황만 주어지고, 나머지 부분은 여배우들 스스로 채워나가는 구성이다.

여배우들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처럼 스스로 성격을 작명했다. ‘늙은 년’ 윤여정, ‘제일 어린 년’ 김옥빈, ‘중간 년’ 고현정, ‘골치아픈 년’ 최지우, ‘마른 년’ 김민희, ‘참견쟁이 년’ 이미숙이다. ‘년’이 풍기는 강한 어감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깔깔깔 포복절도했다.

극중 고현정과 최지우의 기싸움이 실로 리얼하다. 실제로도 사이가 좋지 않을 것만 같다. “실제죠”(고현정), “썩 좋진 않아요”(최지우)다.

고현정은 “저는 시비를 건 게 아닌데, 예민한 것 같던데?”라며 극중 상황을 재현했다. “여배우들이 어떤 면에서 단순할 때도 있잖아요. 갑자기 한 번 싸워보는 거야? 뭐 이렇게. 키도 비슷하고 하니까 괜찮더라고요. 좀 짜릿짜릿한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최지우는 “처음 보자마자 언니가 저를 째려보면서 그렇게 싸우는 신을 찍었는데, 정말 언니가 이마 치고 할 때는 정말 화가 났어요”라고 증언했다. 이미숙이 정리하기를 “그 때는 (고)현정이가 선덕여왕을 안 찍었을 때라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을 때”였다.

김민희는 여배우들이 뿜어대는 기에 눌려버렸다. “다들 강하시고, 저는 굳이 할 게 없는 거예요. 촬영 딱 들어갔는데 선배님들 장난 아니시고, 난 도대체 뭘 해야 하지 그런 고민을 너무 하다가 그냥 숨어있기로 결정했어요. 여기서는 뒷모습이 가장 많이 나오는 배우 같아요.”

김옥빈도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애를 먹었다. “자기 자신과 가장 흡사한 모습 연기하라고 하셔서 연기를 하는데도, 감독님이 뭔가 어색하고 좀 더 뭔가 필요할 것 같다고 요구하셨어요. 감을 못 잡아서 아 이거 어렵구나. 내가 왜 했을까” 후회한 적도 있다.

여배우들에게는 감추고픈 사생활이 있다. 이미숙은 “사실 배우들은 캐릭터에 의해 보이는 거지 자기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 중 하난데, 수위가 어느 정도까지 될까” 우려했다고 전했다. 출연 계기는 “어느 정도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란 다른 발상이었다.

윤여정은 술 먹고 출연을 결정했다. “잘했죠. 제가 어떻게 예쁜 후배들이랑 60대에 패션 잡지를 찍고 했겠어요. 제가 제일 땡 잡은 것 같습니다”라며 흡족하다.

여배우들은 다음달 10일 극장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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