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 워쇼스키와 함께 왔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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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 워쇼스키와 함께 왔더라면…
  • 투데이안
  • 승인 2009.11.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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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닌자 어쌔신’으로 금의환향한 댄싱가수 비(27·정지훈)에게는 한 가지 아쉬운 구석이 있다. 제작자인 워쇼스키 형제와 동행했다면 어땠을까다.


자신감으로 충만한 비는 오만과 ‘자뻑’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나조차도 이 영화를 봤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아니어서 굉장히 만족했다”는 소감이다. “단 한 장면도 가수로서의 비나 실질적인 정지훈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남이 해줄 법한 말들이다. 칭찬 수준을 넘어 과찬, 찬사에 가까운 평가를 스스로에게 내리는 배우는 매우 희소하다. ‘다크나이트’의 히스 레저가 살아 돌아온다해도 차마 제 입으로 꺼내기 힘든 말이다.

“아쉬운 부분만 눈에 들어온다”, “실수만 보인다”는 후회는 감독, 배우들의 레퍼토리와도 같다. 실제로 그럴 수도, 겸양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직도 캐릭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겠다”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제자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는 예외다. 솔직한 것이 죄라면 죄다. 남들은 마음 속 말로만 그치는 나르시시즘을 숨기지 않는다. 자칫 밉보이면 허세다.

솔직함에도 과유불급은 적용된다. “흥행보다 레인(Rain=비)이라는 이름을 미국에 알리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발언들은 위험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흥행 실패에 따른 비난을 미리 차단하려는 자기방어를 계산했다면, 구차한 변명이다.

비는 미디어와의 단체 인터뷰에서 “영화가 되든 안 되든 나만 살자 이런 생각이 있었다. 흥행을 하든 안 하든 기록에는 남아있을 법한 영화에 출연을 하는 거니까”라고 했다. 워쇼스키 형제가 같이 있었다면, 과연 동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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