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지만 향기로운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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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향기로운 ‘선행’
  • 박윤근 기자
  • 승인 2011.08.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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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름없이 민원인들과 전화소리로 시끄러운 사무실에 익히 눈에 익은 사람이 걸어 오더니 흰색 봉투만 하나 전달하고 바로 나가 버린다

“아! 그러고 보니 추석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얼른 스치고 지나간다.
항상 명절 때마다 나타나 누군가 말을 먼저 건네기 전에는 인사만 꾸벅하고 봉투만 바로 건네고 달아나듯 나가는 키다리 아저씨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놓고 간다.

담당자가 쫒아나가 붙잡아보지만 투박한 미소만 날리며 뿌리치고 나간다.
봉투를 열어보니 동그라미를 한참을 세어야만 알 수 있었던 1천500만원 짜리 수표가 기탁자의 얼굴처럼 수줍은 듯이 들어있다.

수년째 명절 때마다 한번도 잊지 않고 이처럼 보이지 않는 선행을 베풀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주)베리굿팜 이라는 종돈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기진씨는 올 추석 일천오백만원을 비롯해 지난 설 명절에는 오백만원을, 작년 추석명절 일천만원 외에도 몇 년째 몇십만원씩 관내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기탁해 오고 있다.

5년전 웅포면에 둥지를 튼 베리굿팜은 어미돼지 800여마리를 사육해 새끼돼지를 계약 분양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김사장은 많지 않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평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기를 밝히지 않고 숨겨진 베품을 실천하고 있으며 주민화합과 지역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해 오면서도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많은 도움이 있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공을 주민에게 돌린다.

마을 주민들은 “명문대학 축산과를 졸업한 김사장은 몸에 베어있는 검소와 겸손함으로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직원들에게는 가족같은 배려를 잊지 않는다”며 “비록 하는 일은 돼지의 분뇨와 함께 하지만 그에게서는 따스한 향기가 솔솔 퍼져 나온다”며 칭송을 모은다.

웅포면 관계자는 “전달받은 일천오백만원을 관내 수급자 및 어려운 이웃 100여가구를 위해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익산=박윤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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