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2022카타르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29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아르헨티나는 구랍 19일 0시(한국시간)부터 열린 결승전에서 2018러시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4대 2) 끝에 1등으로 우뚝 섰다. 36년 만에 거머쥔 월드컵 우승이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은 1978년·1986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먼저 한국일보(2022.12.20.)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부 오벨리스크 일대는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흰색 물결로 출렁거렸다.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확정하자 수백만 인파가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남녀노소 모두가 ‘국민 영웅’ 리오넬 메시를 연호하면서 축제를 즐겼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는 첫 메이저대회인 코파아메리카에서 지난해 정상에 올랐다. 단 하나 없던 게 월드컵 우승인데, 그 경력을 마침내 만들어냈다. 축구에서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메시인 셈이다. 메시는 월드컵 역사에 남을 수많은 개인 기록도 작성했다. 우선 5번의 월드컵에서 26경기에 출전해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를 제치고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또 조별리그부터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결승까지 모든 단계에서 득점을 올리는 진기록도 세웠다. 월드컵 통산 13골(8도움)을 넣어 아르헨티나 선수 통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통산 공격포인트(21개)도 최고 기록이다. 또 2014 브라질 대회와 이번 대회 골든볼을 받으면서 1982년 골든볼 제도가 생긴 이후 최초로 2회 수상자가 됐다.
이로써 메시는 브라질의 펠레나 아르헨티나 마라도나에게 모든 경력에서 밀리지 않는 선수로 우뚝 섰다. “메시는 펠레, 마라도나를 넘어 올타임 넘버원, 혹은 ‘GOAT(Greatest of all time)’에 등극했다. 자신에게 유일하게 부족했던 월드컵까지 품었으니 이제 메시가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는 진정한 축구의 신”(스포츠서울, 2022.12.20.)이다.
그러나 메시가 이번 대회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7골 3도움을 기록해 득점 2위에 올랐다. 가장 중요한 결승전 활약(2득점)도 훌륭했다. 통산 성적도 역대 최고 반열에 들기 충분하다. 메시는 월드컵 통산 13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펠레(12골)를 넘어섰다. 쥐스트 퐁텐(프랑스)과 함께 공동 4위다.
카타르에서 터뜨린 7골은 1986년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차지했던 멕시코 대회에서 마라도나가 기록한 5골보다 많다. 한편 이른바 노쇼사건으로 국내 팬들에게 미움을 산 호날두이지만, 그의 커리어도 월드컵 우승을 빼고는 메시만큼 화려하다. 호날두는 축구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5회 수상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번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6년 유럽선수권에서 포르투갈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자존심을 세웠다. 카타르월드컵 가나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하며 사상 최초로 월드컵 5개 대회 모두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조별리그에서 선발로 출전했던 호날두는 토너먼트 경기에선 벤치행이었다.
게다가 카타르월드컵 최악의 선수11에 뽑히기까지 했으니, 이런 승부가 어디에 또 있을까 싶다. 메시와 쌍벽을 이룬 호날두가 8강에서 월드컵을 마감한 것과 대조를 이뤄 더 눈길을 끈 것이라 할까. 호날두는 울면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호날두의 소속팀 맨유로부터의 방출, 대표팀에서의 불화설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터라 하나가 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메시와 대조가 되기도 한다. 호날두로선 분하고 서운하겠지만, 그와 다른 메시에 대한 평가중 쏙 와닿는 내용의 신문보도를 여기에 옮겨 놓는다.
“리오넬 메시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였다. 모든 선수가 메시를 위해 뛰었다. 조국이나 자신, 혹은 팀을 위한 게 아니라 메시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것처럼 보였다. 각자의 팀에서는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는 선수들이지만 메시 앞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메시와 이름이 같은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조차 공식 기자회견에서 메시 우승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했”(스포츠서울, 2022.12.21.)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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