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무관심 속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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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무관심 속에서 계속된다
  • 이석우
  • 승인 2015.05.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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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경찰서 정천파출소 경사 이석우

며칠 전 중학생 딸을 둔 엄마에게서 딸아이가 동급생으로부터 3년 동안이나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려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 아이는 상태가 심각하여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으며 나아가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정도라고 했다. 나는 우선 학교에서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반문하였다. 아이의 엄마는, 학교에서는 문제를 덮으려고 할 뿐 병가를 내고 등교도 하지 않는 딸아이를 만나려 하거나 위로의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서운해 하였다.

 

형식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으로는 평범한 폭력조차도 해결할 수 없다. 피해를 입은 학생에게는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환대가 절실하다. 교사가 인지하지 못한 폭력에 대하여 모른 체하거나 알고도 모른 체하거나 또는 대수롭지 않으니 덮고 가자는 방식은 피해 학생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럴 때 학교는 생존에 성공한 자들만의 공간이 되거나 적당한 굴종이 생존에 필요한 필요악임을 인정하게 만드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위의 관심이다. 그 관심은 진정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교사와 부모 또는 경찰과 전문 상담사(정신과 의사 등), 나아가 친구들의 관심 안에서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가·피해 학생은 스스로 치유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폭력은 주변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는 독버섯이다. 그 독버섯이 사그라질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것들이야 말로 음지에 내리쬐는 땡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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